인도 카슈미르서 총격 테러로 최소 26명 사망

입력 2025-04-23 18:58
인도 북부 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르의 한 병원에서 22일(현지시간) 구급대원과 경찰관들이 총격 테러로 다친 관광객을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히말라야에 둘러싸여 ‘인도의 알프스’로 불리는 카슈미르에서 관광객을 노린 총기 테러로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북부 직할령 카슈미르 파할감 인근 바이사란에서 22일(현지시간) 무장괴한들의 총격으로 최소 26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사망자 대부분은 인도 국적의 남성 관광객이며 아랍에미리트(UAE)와 네팔 국적자도 1명씩 포함됐다.

카슈미르는 힌두교도가 다수인 인도의 실질적 지배를 받지만 이슬람계 주민이 많고 파키스탄과의 영토분쟁으로 인해 폭력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슬람계 주민이 무장봉기를 일으킨 1989 년부터는 총기·폭탄 테러가 조직적으로 발생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번 사건은 2019년 인도 경찰대원 40명이 숨진 이슬람계 청년의 자폭 공격 이후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최대 테러”라고 전했다.

파키스탄 테러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와 연계된 카슈미르 반군조직 ‘저항전선(TRF)’이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AP통신은 경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4명의 무장괴한이 관광객들에게 근접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생존자와 목격자들은 괴한들이 이슬람 경전을 읊조리도록 지시하고 외우지 못하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눈앞에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은 “총격범이 ‘너는 죽이지 않을 테니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목격한 것을)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이던 모디 총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심히 우려스럽다. 미국은 테러리즘에 맞서 인도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