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모처럼 마련된 경선 역동성 불씨 계속 살려 나가길

입력 2025-04-24 01:30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1차 결과가 나온 뒤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1차 컷오프 결과 2차 경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파(김문수·홍준표)와 찬성파(안철수·한동훈)의 2대 2 대결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안 후보가 탄핵 반대파인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2차에 진출하면서 중도층 표심의 향배가 남은 경선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이 모처럼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내내 지루한 대선 레이스를 지켜봐야 했던 유권자들로선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은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많게는 50% 안팎의 지지율을 나타내면서 하나 마나 한 경선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본선 결과도 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1차 결과에서 보듯 경선의 역동성이 커지고 세간의 이목이 쏠리면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조짐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막판까지, 또 대선 당일까지 점점 더 많은 유권자들이 기대를 가질 수 있게끔 지금의 분위기를 잘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과정 전체가 충실하고, 다른 당과도 경쟁할 만한 실력을 갖춘 뒤 선거를 치러야 한국 정치가 건강해지고 대선 이후에도 유의미한 세력으로 남을 수 있다.

지금의 호기를 이어 경선을 계속 흥행시키려면 더는 저열한 비난 공세나 탄핵을 둘러싼 공방을 벌이지 말고, 네 후보 모두 민심 받들기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특히 그 경쟁은 중도층 민심을 누가 더 잘 따르느냐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중도층 민심은 계엄은 잘못됐고 탄핵은 정당했으며 더는 윤심(尹心)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본다. 윤 전 대통령을 누구보다 열렬히 옹호한 나 후보의 탈락에서 보듯 윤심에 기대거나 탄핵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맞을지 모른다.

후보들이 이제는 탄핵의 수렁에서 벗어나 무너진 보수를 어떻게 재건할지를 토론하기 바란다. 또 계엄 사태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민생 경제를 회복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개헌을 비롯해 고장난 정치를 정상화시킬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한때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이 남아 있다면 대통령 탄핵으로 멈춰 서 있는 개혁 과제들을 어떻게 추진할지도 밝혀야 한다. 그렇게 대한민국 미래를 새롭게 할 대안과 국민 삶에 긴요한 것들을 놓고 경쟁을 펼칠 때 더 많은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