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택권 목사의 지성을 그리스도에게로] 갈등은 삶의 일부다

입력 2025-04-24 03:04

인류 최초 갈등은 가정에서 일어났다. 그것도 형제간에 생긴 일이다. 가인과 아벨 이야기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창조하신 피조물을 보면서 ‘심히 좋았다’고 하신 이 세상인데, 당신 형상대로 만드신 인류의 시조 가정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이 많은 계략을 꾸몄기 때문이다.(전 7:29) 하나님을 떠난 죄 때문이다.

먼저 갈등은 자신 밖에서 즉, ‘외부와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다. 세상 살아가면서 생기는 인간과의 관계 때문인데 세속주의를 믿는 저들은 현실 세계를 초월하는 어떤 초자연적 개념 그리고 신이나 형이상학적인 존재에는 관심이 없는 무신론자들이다. 이들은 이 세상 주도권을 잡은 사탄의 지배 아래 본성대로 행하고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불법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다. 우린 그 은혜로 구원받아 새로운 피조물이 돼 성령의 인도로 사는 성도이다. 그래서 마음에서 갈등이 생긴다. 죄에서 해방됐다는 뜻은 죄와의 관계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고 죄악성은 아직 남아 신자가 된 후에도 죄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6·25전쟁 당시 남침으로 얼마간 서울 중앙청에 인공기가 게양되고 대구, 부산을 제외한 대한민국 전 국토는 공산당 세상이 된 듯했다. 그러나 유엔군과 국군 그리고 온 민족의 기도로 다시 대한민국 주권은 회복됐다. 그러나 미처 후퇴 못 한 북한 패잔병들은 대한민국 영토 지리산에 숨어 수시로 많은 백성을 공격해 온 나라가 전쟁터가 됐던 슬픈 역사가 있었다. 아담의 DNA를 갖고 태어난 우리는 죄 아래서 지배(롬 3:9)를 받으며 살아왔지만 십자가의 복음으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 그런데 어째서 믿은 후에도 죄와의 관계는 계속될까. 죄악성이 내 안에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며, 이로 인한 갈등 또한 내적 전쟁으로 계속되기 때문이다.(롬 7:17)

최고급 차를 샀다. 기름도 가득 채우고 시동을 걸고 신나게 달리다가 신호에서 서려고 하는데 브레이크가 작동이 안 된다. 사탄이 인간에게 하는 짓 중 먼저 하는 일이 인간의 상식과 양심의 기능인 브레이크를 고장 나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우리 발아래서 상하게 하신다.(롬 16:20) 사탄 역시 피조물이며 공중권세 잡은 마귀, 거짓말쟁이의 우두머리이다. 사탄이 기능을 고장 나게 한 영혼의 브레이크는 인간의 양심이며, 믿음이 삶에서 작동하는 하나님 은혜의 통로이다.

갈등과 고난은 주님 오실 때까지 삶의 동반자처럼 계속 존재한다. 주님의 비유에서 알 수 있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심은 사람에 비교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잠들었을 때, 원수가 와서 밀 사이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낱알이 익을 때 가라지도 보였다. 종들이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디서 이런 가라지가 나왔을까요”라고 묻자, 주인이 “원수가 그랬구나” 하고 답했다. 종들이 또 “저희가 가서 가라지를 다 뽑아버릴까요”라고 말하자, 주인은 “아니다. 가라지를 뽑을 때 밀도 함께 뽑힐라. 추수할 때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둬 묶어서 불에 태우고, 밀은 거두어 곳간에 쌓으라고 하겠다”고 했다. 주님은 이 비유를 친히 설명하셨다.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그리스도이시고, 밭은 세상, 좋은 씨는 하늘나라 자녀들,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다. 그리고 나쁜 씨를 심은 원수는 마귀이다. 추수 때는 세상 마지막 날이다. 추수 때까지 곡식과 가라지는 뒤엉켜 살아간다. 그리고 갈등 전쟁 배신 고난은 계속되지만 추수 때는 반드시 다가온다. 형통한 날엔 기뻐하고 고생될 땐 생각하자. 하나님이 이 두 가지를 병행하게 하신 사실을.(전 7:14)

(웨이크신학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