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차출론’이 끊이지 않자 더불어민주당의 견제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수면 아래 있던 한 권한대행 탄핵 재추진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제기됐고 한 권한대행이 이끄는 한·미 통상 협의 속도 조절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 외곽에서는 한 권한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단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한 대행은 파면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과 선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망각했다”며 “바로 직무를 정지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 위에 군림하는 제왕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민주공화국의 국체가 인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재무·통상 장관 간 ‘2+2 협의’를 두고는 “막대한 국익이 걸려 있는 관세 협상에서 굴종적 자세로 국익을 팔아넘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과 국회가 결단해 국무총리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요구했다. 다만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 재추진이 당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9명은 총리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을 겨눠 “추악한 방탄출마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김 최고위원은 “노욕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는 제2의 이완용이고 윤석열 아바타”라며 “출마할 거면 당장 옷 벗고 출마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한 권한대행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단체들이 차례로 출범했다. 다만 한 권한대행 측과의 교감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한덕수 국민후보추대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인물로 한 대행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고건 전 국무총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원로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당사자들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섭 공동위원장은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계시지만 한 대행이 등장하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단체인 ‘한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국민운동본부’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한 권한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단체들의 난립이 오히려 그의 행보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태화 성윤수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