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자부 ‘최대어’ 이다현이 원소속팀 현대건설을 떠나 흥국생명으로 둥지를 옮겼다. 남자부는 FA 협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이 전광인과 신호진의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임성진 등 A급 자원들이 줄줄이 소속팀을 옮기면서 구단들은 보상선수 영입에도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다현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계약 조건은 3년에 보수 총액 5억5000만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2억원)으로 알려졌다.
2019-2020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된 이다현은 프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미들블로커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1-2022시즌 V리그 베스트7에 이름 올렸고, 직전 시즌엔 블로킹 1위(세트당 평균 0.84개), 속공 1위(성공률 52.42%)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다현의 행선지는 남녀부 통틀어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번이 생애 첫 FA인 이다현은 대상자 중 유일하게 지난 시즌 기본 연봉이 5000만원 이하인 ‘C그룹’에 속했다. 지난해 해외진출 실패 여파로 연봉 4000만원에 현대건설에서 1년을 뛰었기 때문이다. C그룹 선수의 경우, 영입한 구단이 원소속팀에 보상 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된다.
같은 날 남자부에선 전광인과 신호진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모두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을 보강했다는 평가다. OK저축은행은 13년 차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을 들여왔고, 현대캐피탈도 실력이 검증된 신예 신호진을 영입하며 공격진 평균연령을 낮췄다.
남자부의 경우 FA 이적 여파가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임성진이 KB손해보험에 합류함에 따라 FA 대어급 자원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난 탓이다. 임성진이 빠진 한국전력이 삼성화재의 김정호를, 김정호가 나간 삼성화재가 우리카드에서 뛴 송명근을 데려오면서 A그룹에 속한 3명이 이적했다.
보상선수 영입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임성진, 김정호, 송명근을 영입한 KB손해보험, 한국전력, 삼성화재는 이들의 전 시즌 연봉의 200%와 함께 각각 한국전력, 삼성화재, 우리카드에 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구단들이 새로 영입한 선수를 포함해 이날 보호선수 5명을 지정한 가운데, 보상선수 지명은 25일까지 진행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