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지점 PB들은 최근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하고 있다. 중국 주식이 미국 주식만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지만 박 회장의 중국 주식 사랑이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 많다. 박 회장이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 필요성을 설파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PB들에게 중국 주식을 띄우라는 일종의 지시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평소에도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 종목이 미국으로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에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여러 인터뷰에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미 빅테크에 대한 과한 투자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중국 첨단기술 기업은 저평가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문제의식과 일맥상통하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말 ‘고객 보호 선언’을 이유로 고(高)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변동성이 큰 상품을 추천하지 않기로 하면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의 신규 담보 대출을 일시 제한했다. 지난달에는 PB들로 구성된 탐방단이 중국 비야디와 샤오미 등 대표 기업을 찾았다.
현장에서는 중국 주식 투자를 권유하면서도 고객 설득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아직 미국 주식을 원하는 고객이 많은데, 중국 기업의 잠재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설명하면 납득하지 못하거나 “미국 주식이 더 안전하지 않으냐”는 반응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에 “테슬라를 팔고 중국 주식을 사서 얼마를 벌었다”는 식의 홍보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PB는 “회사에서 특정한 상품, 혹은 종목을 종종 밀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과거보다 훨씬 더 강하게 압박이 들어 왔다”며 “중국 주식을 얼마나 팔았는지가 성과평가지표(KPI)에 반영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