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명’ 건강한 정당 모습 아냐… ‘약속의 8회’에 뒤집을 것”

입력 2025-04-22 18:18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90%를 득표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결코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김동연 후보가 “TV토론은 사실상 한 번뿐이고, 경선룰도 불공정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가 거의 수직에 가깝다.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22일 서울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진행된 TV토론에서 비전과 정책을 두고 후보들 간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어야 했는데, 토론 규정상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누적 5.27%를 득표하는 데 그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89.5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후보는 “어느 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90%를 득표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결코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한 ‘정치교체 공동선언’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도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단지 정권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진짜 ‘경제 전문가’인 자신의 진가를 국민이 알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충청·영남권 투표 결과를 어떻게 보나.

“당원들의 결정이기 때문에 담담히 수용한다. 그렇지만 보다 건강하고 유능하고 더 큰 민주당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같은 경선판으로는 안 된다. 김대중 대통령도 대통령 당선 때 당내 경선에서 70%대를 얻으셨다.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은 결코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선 어떤 부분에 집중할 생각인가.

“‘지금 민주당 대선판, 이대로 가도 되겠습니까. 호남이 선택하면 판이 바뀝니다’라고 호소할 생각이다. 수도권에서도 동일한 메시지에다가 비전과 정책으로 호소하려 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남았다. 야구로 얘기하면 이제 2회가 지났다. ‘약속의 8회’에 뒤집을 수 있도록 하겠다.”

-경선룰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선룰에 대해서는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제일 큰 문제는 민주당이 유지해 왔던 ‘국민경선제’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는 점이다. 국민경선제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고, 이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후보가 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가 거의 수직에 가깝다. 그런데도 참여하겠다고 담대하게 얘기했지만,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럽다.”

-1차 TV토론을 평가하자면.

“보다 치열한 토론이 안 이뤄진 점이 특히 아쉽다. 주도권 토론 시간이 6분으로 제한됐다. 다시 재반박할 수가 없었다. 정해진 룰과 시간에 의하면 어떤 논쟁도 그냥 슬쩍 피해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론회도 사실상 한 번밖에 안 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지나고 나서 하는 두 번째 토론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민주당의 국민 여론조사는 21~27일 중 이틀간 진행되며 23일과 25일 추가 TV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이 후보를 향해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지난 대선 때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문합의’에 서명했다. 대통령이 안 됐어도 정치개혁 법안을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1차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문제도 일단 용산으로 들어갔다가 이후 청와대로 간다고 했다. 임기 중에는 세종 이전을 안 하겠다는 얘기 아닌가. 국민들이 신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왜 김동연이어야 하는가.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갈 것이냐 미래로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다. 정권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 살리기가 화두다. 표를 얻기 위해 말로만 ‘표퓰리즘’적으로 경제를 언급하는 후보와 실제 대한민국의 나라 살림살이를 10년 가까이 맡아본 저와의 차이를 국민들께서 알아주시리라고 믿는다.”

김판 이동환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