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얼굴 다시 봐요”… 부활절에 찾아온 ‘빛’의 기적

입력 2025-04-23 03:05
박종운(오른쪽) 경기도 평택 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지난 14일 교회에서 각막이식수술비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제공

부활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했던 시각장애인 2명이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됐다. 보건복지부 장기이식등록기관인 사단법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사장 임석구 목사)은 감리교회의 부활절 헌금으로 각막이식 수술비를 후원했다고 22일 밝혔다.

경기도 평택 선한목자교회(박종운 목사)와 인천 영광교회(윤보환 목사)가 후원했다. 선한목자교회는 종려주일(13일) 예배에서, 영광교회는 부활절 당일(20일) 예배에서 헌금을 모아 생명을나누는사람들에 전달했다.

인천 영광교회 전달식 모습.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제공

이 헌금은 전북 전주 온누리안과병원(원장 정영택)을 통해 시각장애인 2명의 수술비로 사용됐다. 전북 김제에 사는 정모(70)씨는 “시력을 잃은 뒤에는 벼랑 끝으로 떨어진 느낌이었다”며 “최저시급 받는 딸에게 병원비를 의지하는 게 너무 미안했는데 이제는 딸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정씨는 직업군인 퇴직 후 경비업에 종사하다 시력 저하로 권고사직을 받은 상황이었다.

또 다른 수혜자인 장모(71)씨는 “그동안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우울했고 실명도 걱정됐는데 이런 도움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5년 전 좌안 시력을 잃은 데 이어 최근 우안도 악화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병원 측은 “수술을 통해 실명의 위기를 벗어났으며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시력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