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한 21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바란다. 하나님, 그와 그를 사랑한 모두를 축복하소서”라고 적었다. 집권 1기 때 여러 국제 현안을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인사로나마 고인을 추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손님이 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엑스에 “교황을 만나 행복했다. 하나님이 그의 영혼을 쉬게 하시길”이라고 적었다. 지난 18일부터 이탈리아를 방문한 밴스는 20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공개로 알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교황을 통해 친절과 지혜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진정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도 한때 프란치스코 교황과 반목했지만 지난해 2월 바티칸을 찾아가 화해의 포옹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교황은 인본주의와 정의의 뛰어난 가치를 견고하게 지킨 수호자”라며 “나는 이 뛰어난 분과 대화할 기회를 많이 가졌고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3세 영국 국왕도 “가장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교황께서 전 생애 깊은 헌신으로 섬긴 교회, 온 세상과 부활절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우리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향년 88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는 종소리가 88차례 울려 퍼졌다. 파리시는 교황의 서거를 애도하는 뜻에서 이날 밤 에펠탑에 불을 켜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교황의 희망이 그를 넘어 영원히 부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교황의 유산은 우리 모두를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이끄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도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깊은 신앙과 연민을 가진 교황은 빈자를 돕고 혼잡한 세상에 평화를 촉구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며 “중동의 평화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교황의 기도가 곧 응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교황은 깨어 있는 양심과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