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차 美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 공동 투자

입력 2025-04-22 00:24

미국발 관세 전쟁 속에 철강 분야 최대 경쟁사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양사는 제철소 건립 공동 투자와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구축 등 전방위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21일 서울 강남 현대차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한석원 현대차 부사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포스코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들어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다. 현대차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270만t 규모의 미국 최초 전기로 일관제철소 설립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양사는 철강 분야에서 통상환경 극복을 위한 글로벌 합작 투자부터 탄소저감 철강 생산을 위한 효율적인 탄소중립 전환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업은 국내 철강 1·2위 업체이자 오랜 경쟁자였던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해외에서 손을 맞잡는 첫 사례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합작 투자로 미국과 멕시코 지역에 원활한 소재 공급이 가능해져 유연한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지난 10년간 보호무역 장벽으로 제한됐던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양사는 철강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차세대 소재 공동개발 등 지속가능한 협업점을 찾을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포스코는 현대차와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통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이후 본격화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이번 전략적 제휴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완결형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양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통상 압박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등 그룹 전반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