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법적 다툼 이긴 위메이드… 배상액은 한 푼도 못 받아

입력 2025-04-22 23:13
‘미르의 전설2’ 키 비주얼 이미지. 위메이드는 중국 게임사를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해 이겼지만 여전히 로열티와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임사 제공

위메이드가 중국 게임사를 상대로 십여 년간 벌인 ‘미르의 전설2’ 저작권 분쟁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실제 배상은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사가 밝힌 미회수 배상금 규모는 8400억원에 이른다.

위메이드는 21일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에 있는 사옥에서 중국 저작권 소송 배상금 관련 설명회를 열고 “액토즈게임즈를 비롯해 성취게임즈, 상해킹넷(절강환유·지우링) 등 중국 게임사들로부터 손해배상금 및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게임사에 따르면 성취게임즈는 2001년 액토즈에게 미르의 전설2 중국 판권을 받아 현지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위메이드는 중국 내 구체적인 수익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10여 년 서비스를 하면서 약 1조원을 번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수익 분배 과정에서 액토즈와 성취게임즈가 약속한 로열티를 일절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위메이드의 설명이다.

2017년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두 게임사가 라이선스 계약 위반 및 저작권 침해를 했다며 중재 신청서를 냈다. 기나긴 심리 끝에 ICC는 2023년 6월 성취게임즈와 액토즈에 각각 3000억원, 1500억원을 위메이드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위메이드는 “현재까지도 손해배상액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중국 게임사 상해킹넷의 계열사들과 체결한 ‘남월전기’ ‘용성전가’ ‘전기래료’ 등 게임 3종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에서도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2018년부터 ICC 및 대한상사중재원(KCAB)을 통해 960억원(남월전기), 3400억원(용성전가), 1000억원(전기래료)에 이르는 승소 판결을 받아냈지만, 중국 게임사가 자산을 이전·은닉하는 방식으로 판결 집행을 회피하고 있다고 위메이드는 주장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국내 게임사가 겪은 고초를 고려했을 때 과연 정당한 이익을 보호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로열티를 원저작자에게 한 푼도 주지 않는 중국 기업이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