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중국 게임사를 상대로 십여 년간 벌인 ‘미르의 전설2’ 저작권 분쟁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실제 배상은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사가 밝힌 미회수 배상금 규모는 8400억원에 이른다.
위메이드는 21일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에 있는 사옥에서 중국 저작권 소송 배상금 관련 설명회를 열고 “액토즈게임즈를 비롯해 성취게임즈, 상해킹넷(절강환유·지우링) 등 중국 게임사들로부터 손해배상금 및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게임사에 따르면 성취게임즈는 2001년 액토즈에게 미르의 전설2 중국 판권을 받아 현지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위메이드는 중국 내 구체적인 수익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10여 년 서비스를 하면서 약 1조원을 번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수익 분배 과정에서 액토즈와 성취게임즈가 약속한 로열티를 일절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위메이드의 설명이다.
2017년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두 게임사가 라이선스 계약 위반 및 저작권 침해를 했다며 중재 신청서를 냈다. 기나긴 심리 끝에 ICC는 2023년 6월 성취게임즈와 액토즈에 각각 3000억원, 1500억원을 위메이드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위메이드는 “현재까지도 손해배상액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중국 게임사 상해킹넷의 계열사들과 체결한 ‘남월전기’ ‘용성전가’ ‘전기래료’ 등 게임 3종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에서도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2018년부터 ICC 및 대한상사중재원(KCAB)을 통해 960억원(남월전기), 3400억원(용성전가), 1000억원(전기래료)에 이르는 승소 판결을 받아냈지만, 중국 게임사가 자산을 이전·은닉하는 방식으로 판결 집행을 회피하고 있다고 위메이드는 주장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국내 게임사가 겪은 고초를 고려했을 때 과연 정당한 이익을 보호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로열티를 원저작자에게 한 푼도 주지 않는 중국 기업이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