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발생한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의 기관총·연료탱크 낙하 사고는 조종사가 온풍기를 조절하던 중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 관계자는 21일 “조종사가 투명 바이저(안전모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있었다”며 “조종석 온풍기 바람이 들어와서 시야에 불편을 느꼈던 후방석 조종사가 임무 집중을 위해 송풍구를 조절하려다 바로 위의 비상투하 버튼을 잘못 눌렀다”고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KA-1의 송풍구 조절 버튼은 별도의 덮개 없이 외부에 노출된 형태다. 비상투하 버튼과 모양, 크기가 유사하다. 시내버스 송풍구와 비슷한 구조인데, 원형 커버를 닫아 바람을 막으려던 중 비슷하게 생긴 비상투하 버튼을 눌렀다는 것이다.
조종사의 오조작으로 인한 비상투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버튼을 잘못 누른 후방석 조종사는 대위 계급으로 870여 시간의 비행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안전분야처분심의위원회를 통해 사고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화상으로 비행부대 지휘관회의를 열어 사고방지 대책을 강조하고, 안전강화 등 내용을 담은 ‘비행안전과 신뢰회복을 위한 100일의 약속’ 프로젝트를 22일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이 총장은 민가 오폭 사고 등 연이은 사고에 대해 지휘 관리 강화를 강조하며 재발 방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한·미 공군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를 비롯해 사고 후 중단됐던 비행훈련을 22일 오후부터 재개한다. 이번 사고로 취소된 비행훈련은 전체 프리덤 플래그 훈련의 6% 수준이라고 공군은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