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군의 잇단 안전 사고… 기강 해이 바로잡아야

입력 2025-04-22 01:10
KA-1 공중통제공격기. 공군 제공

KA-1 공중통제공격기의 기관총·연료탱크 낙하 사고가 조종사의 버튼 조작 실수로 빚어졌다니 어이가 없다. 야간투시경을 쓰고 후방석에 앉은 조종사가 히터를 끄려다 비상투하 버튼을 잘못 눌렀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비상투하 버튼은 비상상황으로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위해 연료탱크와 무장 등을 모두 버릴 때 쓰는 버튼이다. 조종사가 히터 버튼과 비상 버튼을 구분하지 못해 기관총 1정과 실탄 250발이 각각 담긴 기총 포드 2개, 연료 탱크 2개를 모두 버리는 사고를 일으켰다는 설명에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군 통수권자와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가 비상계엄과 탄핵 등의 여파로 4개월 넘게 공석인 상황이다. 공군이 기초훈련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잇따라 안전사고를 일으킨다면 기강해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이라도 책임자 처벌과 징계, 문책인사 등 상응한 조치가 필요하다.

지난달 3일 발생한 KF-16 전투기의 포천 민가 오폭 사고도 조종사의 폭격 좌표 입력 실수가 최초 원인이었다. 좌표 입력 실수도 문제였지만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세 차례 있었는데 모두 무시하거나 건너뛰었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좌표를 문서로 출력하는 과정은 생략됐으며, 지휘관은 훈련계획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다. 조종사는 육안으로 표적을 확인하지 않고도 “표적 확인”이라고 외쳤다. 한마디로 주먹구구식 훈련이었다. 그 결과 폭탄 8발이 목표지점에서 8㎞ 벗어난 곳에 떨어져 민간인 15명이 다쳤고 주택과 성당이 파손됐다. 이 사고가 발생한 지 40여일만에 또다시 조종사 과실에 따른 기관총·연료탱크 낙하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이 언제 또 무슨 사고를 낼지 몰라 불안하다.

공군은 조종사 양성과 훈련 과정 전반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 조종사들의 단순 과실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