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3시20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앞 사거리는 빨간 불빛을 내는 차들로 북적였다. 이날부터 시작된 ‘23차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특새)’에 참석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교회 광장과 1층 로비엔 지하 예배당에 들어가기 위해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를 기다리는 성도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인파를 뚫고 불 꺼진 본당에 들어가자 이미 1시간 전부터 미리 자리 잡은 교인들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특새는 ‘기도불패, 기도가 답이다’(출 17:11)라는 주제로 엿새 동안 진행된다.
이 기간 미국 새들백교회를 설립한 릭 워런 목사를 비롯해 케빈 브라운 미국 애즈버리대 총장, 가빈 칼버 영국복음주의연맹 대표, 크리스천 소니아 루마니아호프교회 목사, 슬라빅 페이즈 우크라이나 침례신학교 총장, 굿윌 샤나 세계복음주의연맹 의장이 영상을 통해 교인들과 만난다. 강준민(미국 새생명비전교회) 박신일(캐나다 그레이스한인교회) 목사와 손창남 조이선교회 대표, 김의신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종신교수 등이 강단에 선다.
오전 4시30분 오정현 목사는 예배당을 가득 메운 교인들을 향해 “하나님께선 23년간 측량할 수 없는 은혜와 복음을, 십자가와 기도의 능력을 허락해 주셨다”며 “복음·십자가·기도가 답이다. 기도불패다. 오늘부터 다시 한번 기도의 전성기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전하자 교인들은 “아멘”이라고 답했다.
첫날 메시지는 릭 워런 목사와 손창남 대표가 전했다.
워런 목사는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마 6:9~13)는 제목의 영상설교에서 주기도문에 담긴 일곱 가지 기도 방법을 강조했다. 그는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로 대화를 끊지 않고 하기 위해선 주기도문에 숨겨진 방식을 따르면 된다”며 “하루를 일곱 번으로 나눠 감사·축복·헌신·간구·보호·죄사함·축도의 기도를 드려야 하는데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반드시 승리하게 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손 대표는 ‘그일라에서 올린 다윗의 기도’(삼상 23:1~14)를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다윗은 뛰어난 전략가이자 군인이었지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며 뜻을 구했다”며 “하나님의 사람은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구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측은 이날 본당과 부속 예배실, 온라인 등으로 특새에 참여한 교인이 1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특새의 여운은 홈페이지에 마련된 ‘특새 은혜 게시판’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승환씨는 “미래에 대해 수많은 생각으로 가득했던 청년 시절, 하나님께만 온전히 매달렸었다”며 “오늘 특새를 통해 청년 때의 새벽을 떠올렸다.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인생의 기도 제목을 놓고 엎드릴 때 세미한 음성으로 응답하실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