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위기의 시대, 혁신만이 살 길이다

입력 2025-04-22 00:31 수정 2025-04-22 00:31
이주화 LX한국국토정보공사 부사장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끈 혁신은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베조노믹스’로 불리는 그의 모델은 고객 중심주의를 기반으로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일하라’는 방식은 경영 전략을 넘어 디지털 혁신의 본질을 보여준다. 아마존은 고객 니즈에서 출발해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며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업들은 과감한 변화를 모색한다. 따라서 디지털 혁신은 특정 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민간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는 공공 분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적측량은 일제강점기 토지 수탈의 역사에서 비롯됐기에 보수성이 강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시대 변화로 국토의 효율적 관리가 중요해지자 지적측량에도 디지털 혁신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적측량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국토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먼저 디지털 기반 고객서비스의 전문화가 요구됨에 따라 원격 상담소인 ‘디지털 상담소’를 구축하고 전국 어디서나 고객과 측량자가 얼굴을 맞대고 도면을 보면서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예약 상담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대기 시간을 단축하는 등 신속한 서비스를 구축한 결과 민원처리 실태점검 우수기관, 정보공개 종합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아울러 고객센터를 지능형 콜센터로 전환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고객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됐으며 고객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고품질의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인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인근 지역의 복잡한 토지 문제를 해결한 지적재조사 사업 사례는 공공 서비스의 혁신 접근법을 잘 보여준다. 인천공항 부지는 무단점유와 미등기 토지 등이 많아 이해관계자 간 조율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LX는 4조8000억원 규모의 장기 미해결 국책사업을 최첨단 드론기술을 활용한 지적재조사 사업으로 7개월 만에 해결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처럼 디지털 혁신 사례가 공공 분야에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기는 혁신의 가장 강력한 촉매제다. 아마존이 베조노믹스를 통해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뤘듯 국내 공공 분야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혁신의 여정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산업과 공공의 경계를 넘어 확산되는 디지털 혁신의 물결은 위기의 시대에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오늘날, 진정한 혁신은 국민의 삶에 닿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위기의 시대, 진정한 혁신은 생존을 뛰어넘는 도약의 길이다.

이주화 LX한국국토정보공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