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풍에도 끄떡없는 ‘로우볼 ETF’ 수요 지속

입력 2025-04-21 23:20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국내외 증시가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가 변동성이 낮고 안정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로우볼(저변동성)’ ETF가 관세 폭풍의 바람막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4달간(1월 20일~4월 18일) ‘TIGER 로우볼’은 5.33%(1만2755원→1만3435원)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45%(2520.05→2483.42) 내린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또 다른 로우볼 ETF인 ‘HK S&P코리아로우볼’도 5.35%(1만2700원→1만3380원)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PLUS 고배당저변동50’ 역시 4.22%(1만2665원→1만3200원)로 지수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로우볼은 낮다는 뜻의 ‘로우(Low)’와 변동성을 뜻하는 ‘볼러틸리티(Volatility)’의 합성어로 다른 종목과 비교해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투자 위험을 낮추면서 적당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만큼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으면서 배당 수익률이 높은 통신주나 금융주 등을 종목으로 담고 있다.

TIGER 로우볼의 경우 에프앤가이드 로우볼 지수를 추종한다. 에프앤가이드 로우볼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의 최근 5년간 월간 수익률을 기반으로 표준편차를 산출한 뒤 하위 40개 종목을 선정한 것이다. 주요 구성 종목으로 KT&G 오뚜기 에스원 삼성카드 SK텔레콤이 있다. 나머지 두 ETF도 TIGER 로우볼과 마찬가지로 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주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시시각각 변하는 트럼프 입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을 제외한 교역국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협상 과정에서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전날 대비 65% 급등한 44.23을 나타냈고, 다음 날은 14% 급락해 37.83을 기록했다. 9일에는 8% 급등해 다시 40선을 넘어섰다. 최근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언제 다시 튀어 오를지 모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정성을 챙길 수 있는 로우볼 ETF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본다. 증권가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선 변동성 장세에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로우볼 ETF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주도주 위주의 ‘모멘텀 ETF’로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춘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