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0일 부활절을 맞아 “한국교회가 국민 통합의 반석이 돼 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선교 제140주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이런 내용의 축사를 보냈다. 그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한국교회가 국민의 통합과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든든한 반석이 돼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는 로마서 12장 18절을 인용해 “정부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앞서 오전에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부활절 예배에도 비공식 일정으로 참석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개인 자격으로 간 것”이라며 “종종 방문하던 교회”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선 차출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형 교회를 방문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6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13일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도 명성교회를 찾았었다. 한 권한대행이 부활절 메시지 등을 통해 최근 ‘통합’을 부쩍 강조하는 대목도 정치권은 주목한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Not yet)”라고 밝혔다. ‘출마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노코멘트(No comment)”라고 답했다. 그는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미국과 협상 등을 수행할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됐다.
이에 민주당은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이냐”며 발끈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대선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쯤으로 여기는 가벼운 인식”이라며 “단 하루도 권한대행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비판했다.
한 권한대행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진행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조사(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에서 10.6%를 기록해 이재명 후보(46.1%)에 이은 2위에 올랐다. 홍준표(9.0%), 김문수(8.2%), 한동훈(8.1%) 등 국민의힘 주자들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