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휴머노이드의 진화

입력 2025-04-21 00:40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자동차가 2020년에 인수한 미국의 로봇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아틀라스는 인간의 모습을 닮은 로봇, 즉 휴머노이드다. 2013년 초기 모델은 울퉁불퉁한 길을 두 발로 걷고, 큰 공에 부딪혀도 쓰러지지 않고 중심을 잡는 수준이었다. 지난달에 공개된 최신 모델은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물구나무서기와 공중제비, 비보잉 동작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했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올 연말 완성차 생산 공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개발한 옵티머스는 진화 속도가 빨라 더욱 주목받고 있는 휴머노이드다. 걷는 모습은 아틀라스보다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손과 발의 섬세한 기능은 매우 뛰어나다.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어 들고 손목을 살짝 비틀어 상자 안에 물건을 담거나, 달걀이 깨지지 않을 정도로 악력을 조절하는 옵티머스는 웬만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도 남을 것 같다. 테슬라는 연내에 옵티머스 수천대를 전기차 생산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를 공장용 로봇에 그치지 않고 전천후 가사 도우미로 보급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옵티머스는 벗어 놓은 옷을 개거나 청소기를 밀뿐 아니라 장애인이나 노인이 탄 휠체어를 밀어주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도와주고, 반려견 산책 시켜주기도 대신 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휴머노이드 시장이 380억 달러(54조119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테슬라뿐 아니라 엔비디아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휴머노이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장착한 휴머노이드가 또 다른 산업혁명을 몰고 오면서 커다란 부가가치를 낳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뒤질세라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일상을 크게 바꿔 놓을 것 같다.

전석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