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앙을 회복하고 연합과 부흥의 새 역사를 열어 갑시다.”
한국교회가 부활주일인 20일 예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알리고 교회의 하나 됨을 통해 제2의 부흥 역사를 쓰자는 메시지를 선포했다. 72개 교단이 연합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대회장 이영훈 목사)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부활, 회복의 은혜! 새 역사 창조!’를 주제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예배에는 각 교단 지도자와 정치인, 교인 등 4500여명이 참석해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남긴 사명을 재확인하며 부활의 기쁨을 나눴다.
예배는 대회장 이영훈 목사의 대회사로 시작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140년 역사 동안 교육과 의료·독립운동·민주화 등 고비마다 헌신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부활절을 맞은 한국교회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연합과 회복, 새 역사 창조라는 사명을 되새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부활 신앙 위에 굳게 설 때 한국교회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비추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 김종혁 목사는 ‘나부터 바로 서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목사는 “예수 부활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자 기둥인데 바로 지금 한국교회는 처음 부름을 받았던 자리로 돌아가 사명과 부흥의 불길을 다시 지펴야 한다”면서 “교인인 내가 잘못해서, 목사와 장로, 교회가 잘못해서 이 사회가 혼란스러워졌다는 걸 인정하고 나부터 바로 서야 한다”고 강권했다. 그러면서 “이제 일어나 부활의 능력으로 승리하고 연합과 일치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예배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등 각 당 현역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교인들과 함께 ‘부활(김종주 예장호헌 총회장)’ ‘회복(김명희 예장보수개혁 총회장)’ ‘창조(박광철 예장예정 총회장)’를 주제로 기도했다.
김영걸 예장통합 총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마친 뒤에는 ‘환영과 결단’의 시간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선 한국기독교선교140주년기념위원장 소강석 목사와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의 5대손 매슈 셰필드 등이 축사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선언문’도 발표했다. 선언에는 “한국교회는 부활 신앙 위에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분열과 갈등 속에 있는 사회에 치유와 희망의 길을 제시하겠다”면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다음세대와의 동행을 통해 교회의 회복과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가겠다”고 담았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진행됐다. 산불 피해로 시름에 잠긴 안동시기독교총연합회(회장 임정순 목사)는 경북 안동탈춤공연장에서 산불 피해를 본 지역 교회 10여곳 교인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이날 ‘부활의 능력’(고전 15:50~58)을 주제로 설교한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는 황폐해진 것을 다시 일으키시고, 죽음의 권세 아래 있는 삶 가운데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며 “산불로 잃은 게 많지만, 부활의 소망으로 다시 일어서자”고 말했다. 의정부시기독교연합회(회장 김용갑 목사)도 270여개 교회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학에 모여 부활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이날 저녁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는 서울 중구 구세군 서울제일영문에서 관현맹인전통예술단 등 장애인 예술단체를 초청한 가운데 ‘감사와 소망의 밤’을 열었다.
하루 앞선 19일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부활절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과 CTS기독교TV(회장 감경철 장로)가 함께한 퍼레이드는 서울 광화문에서 세종대로사거리까지 1.6㎞ 구간에서 펼쳐졌다.
장창일 박효진 박윤서 기자 안동=이현성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