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이번엔 경공격기서 기관총·연료통 낙하 ‘아찔’

입력 2025-04-20 18:59 수정 2025-04-20 22:57
KA-1 공중통제공격기. 연합뉴스

공군 훈련 도중 경공격기에서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부품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 전투기의 민가 오폭 사고 43일 만이다. 이번에도 조종사 실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느슨해진 군 기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공군은 당분간 필수 전력을 제외한 전체 기종 비행을 중단하기로 해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일 공군에 따르면 훈련 중이던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지난 18일 저녁 7시54분부터 야간 모의사격 훈련을 하던 중 8시22분쯤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기총포드(GunPod·기관총 보관함) 2개와 빈 외장 연료탱크 2개를 지상으로 떨어트렸다. 기총포드에는 기관총 2정과 12.7㎜ 실탄 500발이 들어 있었다.

추락 장소가 산악지역이어서 민간 피해는 없었지만 기총포드는 일부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기총포드를 찾았지만 연료통은 찾지 못한 상태다.

이번 사고는 조종사 과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사고 직후 조사위원회를 꾸렸으며 KA-1 조종사 2명 중 1명으로부터 “비행 중 헷갈려서 조작 버튼을 잘못 눌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KA-1은 기본 훈련기 KT-1을 경공격기로 개조한 항공기다. 전투기와 경공격기에는 비상 상황 발생 시 연료탱크 등을 한 번에 떨어트릴 수 있는 작동 버튼이 있다. 해당 버튼은 평시에 잘못 눌리지 않도록 안쪽에 배치돼 있지만 위급한 상황 때 빠르게 눌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단추를 덮는 마개는 따로 없다. 해당 조종사는 야간비행 중 어두워서 버튼을 잘못 눌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사고 직후 감시정찰 등 필수 전력을 제외한 전체 기종의 비행을 22일 오전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공군 연합 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의 일환으로 예정된 비행훈련도 당분간 중단됐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