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빚투’?… 5대 은행 이달 신용대출 1조 늘어

입력 2025-04-21 02:15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크게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에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저점 매수를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509억원이다. 지난달 말 잔액(738조5511억원)과 비교해 2조4998억원 증가한 수치로 3월 증가 폭(1조799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신용대출 잔액이 102조6658억원으로 1조59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2442억원 증가)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신용대출은 매달 급여일(25일) 직후 대출금 상환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본다면 ‘영끌’과 빚투 현상이 한창이던 2021년 7월(1조8636억원)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특히 마이너스통장(마통) 잔액이 지난달 말 대비 6435억원(37조4655억원→38조1091억원)이나 증가했다. 지금 시기를 주식 저점 매수 타이밍으로 여긴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5% 넘게 폭락했던 지난 7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4929억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면서 ‘마통’ 대출 등을 통해 투자 실탄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597조1823억원으로 전월 말(585조6805억원) 대비 1조5018억원 증가했다. 2월 말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관련 상담 건들이 실행되기 시작하면서 대출 계수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