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민심’에 공들이는 보수 주자들… 대선 이후 당 주도권 잡기 포석도

입력 2025-04-21 02:38

범보수 진영 주자들이 대선 레이스 초반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민심 잡기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TK 지역은 보수당의 후보가 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승부처지만, TK 구애에는 대선 이후 당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도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후보와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 후보가 20일 일제히 대구를 찾았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보수 민심 1번지’로 불리는 서문시장을 찾았고, 안 후보와 이 후보는 수성못과 동성로를 돌거나 삼성라이온즈파크 야구 관람을 하며 TK 젊은층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구를 찾은 건 최근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만 두 번째다. 이들은 100% 국민여론조사로 진행되는 1차 경선 이후까지 내다보고 TK에 발 도장을 찍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차 경선부터는 책임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가 50% 반영되는데, 선거인단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TK 행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TK 지역 책임당원 숫자는 전체 책임당원의 30% 안팎이지만,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투표율도 높고 응집력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지난 7일 경북 칠곡과 영덕을 시작으로 최근 2주 새 9일이나 TK 지역을 돌 정도로 전력투구하고 있다. 구(舊)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가 결국 보수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려면 TK에서의 득표 성과는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에게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맹주가 없다는 점도 주자들이 TK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5~17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범보수 주자들 지지도가 홍준표 후보(19%),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13%), 김 후보(11%), 한 후보(8%), 이 후보(2%) 순으로 나왔지만 불과 그 일주일 전 조사에서는 김 후보(14%), 홍 후보(7%), 한 후보·한 권한대행(각각 5%), 이 후보(4%) 순으로 엎치락뒤치락이 심한 편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