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시민군’ 광주 명예시민 된다

입력 2025-04-20 23:08
사진=뉴시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키며 계엄군의 무전을 감청하는 임무를 맡았던 ‘푸른 눈의 시민군’ 데이비드 리 돌린저씨(사진·한국명 임대운)가 광주광역시 명예시민이 된다.

광주시는 5·18 시민군으로 활동한 돌린저 씨에게 광주광역시 명예시민증 수여를 검토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돌린저씨는 1980년 당시 미국평화봉사단원으로 영암보건소에서 근무하면서 5·18 참상을 접하고 시민군에 참여했다. 5월 24일엔 최후항전지인 전남도청에 머물며 계엄군의 무전을 감청하는 임무를 맡기도 했다. 2022년엔 자신의 회고록을 발간하고 인세 전액을 ‘임대운과 함께하는 오월’이라는 단체를 조직하는 기금으로 활용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광주시민들과 함께 한 시간을 “생애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서술하기도 했다. 사후에 유골 일부를 광주에 묻어주길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5·18기록관은 올해 제45주년 5·18 기념전시로 민주항쟁에 직접 참여하고, 항쟁을 목격한 외국인들의 헌신을 기리는 ‘증인:국경을 넘어’를 준비하다 그의 공적을 재발견했다.

시는 돌린저씨가 광주를 탈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광주시민들을 끝까지 돕고, 한국을 떠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들어 명예시민증 수여가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시는 그의 공적을 검토한 뒤 조정위원회와 광주시의회 심의 등을 거쳐 5·18 기념일 전에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고 특별강연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돌린저씨는 미생물 및 면역학 박사로, 현재 인도의 한 의료기술회사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