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매직’ 어디까지… 광주, 서울 잡고 선두권 진입

입력 2025-04-21 01:17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선수들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돌풍을 이끄는 이정효(사진) 감독이 FC서울 김기동 감독과 벌인 전술 싸움에서도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 감독이 지휘하는 광주는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K리그1 서울과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2위(승점 16·4승4무2패)로 도약하며 리그 선두권에 진입했다.

이 감독의 지휘 아래 올 시즌 광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개막 전 핵심 멤버를 줄줄이 잃으며 우려를 낳았지만 지난달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도민구단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 진출했다. 이날은 시즌 첫 원정 승리를 낚으며 ACLE 8강 원정 경기를 앞두고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반면 이날 전까지 리그 7경기 무패 행진(3승 4무)을 달렸던 서울은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특히 광주와 맞대결에서 5연패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서울이 광주를 마지막으로 이긴 건 2023년 5월 9일(3대 1 승리)다. 2년 가까이 맞대결 승리가 없다.

이 감독의 세밀한 전술은 이날도 빛을 발했다. 경기 초반 서울이 주도권을 잡는 듯했으나, 전방 압박을 이어간 광주는 서서히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기회를 노렸다. 결국 광주가 전반 42분 먼저 골문을 열었다.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헤이스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선제골로 연결됐다.

후반전엔 쐐기골로 승기를 굳혔다. 후반 18분, 세련된 빌드업으로 서울의 왼쪽 측면을 파고든 광주는 박태준이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주전 수비수 안영규가 공중볼 경합 중 부상으로 실려 나갔음에도 차분히 위기를 넘겼다.

서울은 김기동 감독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문선민을 투입하며 공격 활로를 찾았으나 주장 린가드의 1골 만회에 만족해야 했다. 유효 슈팅 10개를 포함해 무려 24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단 한 골에 그쳤다. 슈팅 7개, 유효 슈팅 5개만으로 2골을 뽑아낸 광주가 공격 효율에서 현격히 앞섰다.

광주는 오는 2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힐랄과 ACLE 8강 맞대결을 치른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알힐랄은 주앙 칸셀루, 칼리두 쿨리발리, 후벵 네베스 등 유럽 빅리그 출신 스타 선수들을 거느렸다. 선수단 평균 연봉만 광주 선수단 전체 연봉(약 96억6000만원)을 넘어서는 초호화 군단이다. 이번 매치는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린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