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벌게질 정도 실전 같은 리허설… 8룡8색

입력 2025-04-17 18:48 수정 2025-04-18 01:33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절대 강자’가 없는 국민의힘 주자들은 ‘선거의 꽃’으로 평가되는 TV토론 준비에 각별히 매진하고 있다. 작은 실수라도 경선 판도에 즉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자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참모들과 모의훈련을 진행하며 대비 중이다. 발언 속도와 톤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고, 이미지 변화를 모색하는 등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세를 얻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른 주자들의 집중 견제에 대한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평일에는 일정 소화로 여가가 없다 보니 지난 주말 6시간가량을 쉬지 않고 참모들과 토론회 준비를 했다고 한다. 특히 캠프 핵심 참모들이 다른 주자들의 역할을 맡아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김 전 장관을 몰아붙이는 모의연습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 측 핵심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과거 경기지사 시절 119 소방관에게 관등성명을 물었던 사건 등 후보의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곤혹스러운 질문도 하면서 대처 방안을 연습했다”고 전했다.

‘찬탄’(탄핵 찬성) 주자로 분류되는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첫 조별 토론회에서부터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발언 속도를 천천히 하는 등 ‘톤 앤드 매너’ 교정 연습도 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 TV토론에서 발언 속도가 빠르고 지나치게 날카로운 이미지란 평가를 받았던 점을 보완하려는 것이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다른 후보 공세에 말리지 않고 ‘왜 한동훈이 대선 후보가 돼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경선 토론회에서는 이미지 전환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홍 전 시장 측은 ‘경선은 즐겁게, 본선은 치열하게’를 캠프 모토로 정했다. 날카로운 저격수 이미지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본선에서 보여주고, 당내 경선에서는 가급적 다른 주자에 대한 공세를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 ‘애’ ‘배신자’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던 한 전 대표에 대해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와 경제·노동·과학기술 분야 정책에 대한 약식 토론도 했다. 국민의힘은 19~20일 1차 경선 조별 토론회를 한다.

이종선 성윤수 이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