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변두리 도시로만 인식됐던 경기도 평택시가 통합 평택시 출범 30주년이 되는 올해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경기도에서 세 번째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고, 인구 수는 최근 청년 인구 증가율, 혼인율, 출산율에서 두각을 보이며 65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미래차·수소·반도체 중심의 첨단산업 육성과 고덕국제신도시·브레인시티·화양지구·평택지제역세권 등 도시개발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 평택아트센터나 평택박물관 등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과 ‘그린웨이 프로젝트’ 추진, 카이스트·국제학교·아주대병원 등의 지역 내 건립도 빼놓을 수 없다. 또 교통 분야에서 KTX, GTX, 평택부발선 등 다른 지역과의 연결성을 높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베이밸리(Bay valley) 메가시티나 수도권-대전권을 잇는 거대도시권 조성이 현실화되면 평택시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러한 평택의 눈부신 성장 배경에는 민선7기(2018~2022년)에 이어 민선8기(2022~2026년) 평택시장으로 ‘소리없이 강력하게’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장선 시장이 있다.
정 시장은 시장 재임 훨씬 전인 2004년 국회의원으로 ‘평택지원특별법’을 발의했고, 제정된 특별법을 통해 유례없는 국가적 지원을 얻어내 평택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최대 규모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는 물론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카이스트 등이 이 특별법으로 가능했다.
평택 성장 동력의 하나인 평택항도 마찬가지다. 평택항 부두 건설이 IMF 구제금융 여파로 막히자 관련 공무원뿐 아니라 여당 대표, 국회 예결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끈질기게 만나 정부예산을 확보했다. 이에 민간 투자도 이뤄지면서 평택항은 국내 최대 자동차 수출입 전진기지로 성장했다.
시장이 된 후에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데 역점을 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환경개선 사업이다.
민선7기 취임 때부터 도시숲 사업을 전개해 지금까지 800만 그루의 나무를 지역 곳곳에 심었다. 또 지역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총 1000개의 정원을 조성한다는 구상도 실행에 옮겼다. 이른바 ‘그린웨이 프로젝트’로 최근 이상기후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민들도 좋아하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평택을 찾고 있다.
미래산업인 수소경제 산업 정책도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수소전기차,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 수소 모빌리티를 전국 최대로 보급하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평택항도 수소항만으로 구축해 항만 물류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평택하면 반도체가 떠오를 정도로, 지역의 반도체 산업이 크게 발전했지만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미래자동차 산업에 도전장을 냈다. 자동차 수출입 전진기지인 평택항, 평택항 중심으로 자리한 완성차 3곳, 지역 내 250여개 자동차 관련 기업, 지역의 반도체 및 수소 산업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베이밸리는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역 경제 체계를 갖추기 위한 포석이다. 경기남부 4개 지자체(평택·화성·오산·안성시)와 충남북 4개 지자체(천안·아산·당진·서산시)가 반도체, 수소 경제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초광역 경제권을 기능적으로 연계해 구축하려고 준비 중이다. 평택시는 그 중심지에 해당한다. 평택시는 지형적으로 가운데 위치하고, 평택항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반도체·수소·미래차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장선 평택시장
“반도체 산업 외 미래 먹거리 마련 위해 동분서주”
“반도체 산업 외 미래 먹거리 마련 위해 동분서주”
정장선(사진) 평택시장은 지난 2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평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정말 열심히 평택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정말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며 평택의 성장에 기여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한 일이 참 많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무심기로 대변되는 그린웨이 프로젝트에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기초지자체가 나서서 대대적으로 나무를 심는다는 소식에 ‘의아하다’거나 ‘무모하다’는 반응도 있었다”며 “평택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소경제 산업 청사진도 환경 개선의 일환이다. 정 시장은 “수소에너지를 통해 평택항이 지속가능한 항만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한국조선해양, 항만청 등 10개 기관과 함께 항만 모빌리티에서의 수소 활용을 도입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자동차·수소경제 산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도시가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우물만 파기보다 다양한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대에 따라 한때는 호황이던 산업이 갑자기 쇠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평택시는 현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 이외에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정 시장은 “세계적으로 육·해·공군 사령부가 한 도시에 있는 경우는 없다”며 “주한 미연합사령부 평택 이전에 따라 국제사회로부터 주목 받는 평택은 안보 중심도시”라고 자랑했다.
평택=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