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피해규모 9만㏊… ‘역대 최악’ 동해안 산불 4배

입력 2025-04-17 18:22
지난 달 22일 발생한 경북 의성 산불로 산림이 초토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경북 북동부지역 산불 산림피해 규모가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것의 2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이 발표한 산불영향구역보다 피해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경북도와 5개 지자체, 당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을 포함한 정부 기관 합동 조사 결과 산불 피해 규모는 9만㏊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진화 이후 지금까지 이번 산불영향구역이 4만5157㏊라고 발표해 온 산림청 수치보다 실제 피해 규모가 2배 수준인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최악으로 불렸던 2000년 동해안 산불 산림 피해면적의 4배 수준이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면적과는 개념이 다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영향면적에는 포함되지만 피해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영향면적이 실제 피해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하지만 이번 산불의 경우 조사결과 실제 피해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산림청이 아직 이번 산불 피해면적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피해 시군별로 합동 조사한 결과를 개별로 확인해 합산한 피해 면적은 9만9289㏊에 달한다. 시군별로 의성 2만8854㏊, 안동 2만6708㏊, 청송 2만666㏊, 영덕 1만6207㏊, 영양 6854㏊다. 산림청은 조만간 합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면적을 확정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산불 피해면적이 늘어나면서 당초 피해규모 추산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불 현장이 워낙 넓은 면적에 흩어져 있고 불길이 비화하면서 곳곳으로 산불이 번져 주불 진화 직후 영향구역 추산에 잡히지 않은 지역이 많았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면적이 순식간에 나오기는 힘들다”며 “산불이 확산하며 능선을 넘어 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불이 다 꺼진 후 현장에서 실제 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 면적을 확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유시설과 공공시설 피해액은 1조130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유시설 5090억원, 공공시설 6216억원이다. 공공 피해 가운에 산림이 5831억원으로 94%를 차지했다. 당국은 지난 15일 피해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가 사유 시설 피해 확인을 17일까지 연장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17일 “복구 금액은 피해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중앙부처 협의를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의결·확정된다”고 설명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