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전수한 목회 비전으로 인도네시아에서 1만5000명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입구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기리는 명패가 새겨져 있다. 무슬림을 향해 사랑과 용서를 외치고 소상공인을 돌보며 교육과 의료선교에 중점을 둔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GBI마와르사론교회(요하네스 나후웨이 목사) 이야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다. 전체 인구 2억8000만여명 가운데 87%가 무슬림이다. 종교의 다양성은 허용되지만 법적으로 무교는 선택할 수 없다. 개신교 인구는 정부 추산 인구의 7%로 약 2000만명이다. 한국교회보다 배 가까이 많다.
인도네시아에선 오순절 계열 GBI(Gereja Bethel Indonesia) 교단을 중심으로 기독교 인구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BI마와르사론교회는 1978년 설립 당시 100여명에서 출발해 현재 1만5000여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아시아 현지 교회 성장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I마와르사론교회에서 만난 요하네스 나후웨이(45·사진) 목사는 가장 먼저 한국교회를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한국교회로부터 추진력과 열정을 나눠 받았기에 교회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나후웨이 목사는 “아버지가 과거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목사님과 관계를 맺으면서 목회와 교회 성장에 관한 비전을 구체화했다”며 “특히 오중복음과 삼중축복과 같은 영적 메시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본인의 목회 철학에 녹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사역을 맡은 이후에도 이를 이어받아 교회와 신앙 공동체를 세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배당 입구에는 조용기 목사의 영어 이름인 ‘DAVID YONGGI CHO’가 새겨져 있다. 1995년 8월 자카르타 현지 방문을 기념한 것으로 조 목사는 “이 교회를 하나님의 영광과 이 땅의 주님 나라 확장을 위해 헌정합니다”라고 밝혔다. 2025 세계교회성장대회(CGI)는 9월 8~11일 이 교회가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며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말씀을 전할 예정이다.
이 교회 초대 담임목회자인 야곱 나후웨이(1947~2021) 목사는 CGI를 통해 한국교회의 예배 순서나 시스템을 배우고 이를 현지 교회에 적용했다. 교회성장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지역교회 목회자를 양육하기 시작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나후웨이 목사는 내년도에 목회자의 신학 공부 심화를 위한 아카데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교회는 복음 전파를 위해 지역 소상공인이 모인 시장의 활성화를 주도하고, 의료나 교육 시설이 허술한 지역에는 병원이나 학교를 세우고 있다. 전도 대상자가 자진해서 교회에 발을 들이도록 노력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법적으로 길거리 전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나후웨이 목사는 “무슬림이 스스로 교회에 출입할 수 있도록 천천히 관계를 맺는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교회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용서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이슬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가르침을 교회에서 경험하는 것이 이들에게 강렬한 메시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나후웨이 목사는 한국에 일하러 간 이주민 노동자에게도 관심을 부탁했다. 그는 최근 증가하는 현지 이주민이 ‘복음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이들 이주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진다면 이들이 귀국할 때 복음의 전도사로서 큰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나후웨이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한 기도 요청도 빼놓지 않았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교회가 연합해 어떻게 선교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교회 내부의 미비한 행정 시스템도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인도네시아 기독교 부흥을 위해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의 뜨거운 기도 부탁드립니다.”
자카르타=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