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망 권세를 이기고 다시 살아나신 것을 기뻐하는 부활절이다. 예수는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시고 우리 죄를 대속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그러나 죽음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부활하셨다.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을 내어줄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영원한 삶에 대한 소망을 보여주셨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없었다면 우리는 영영 죄악에 빠져 구원받지 못했을 것이다. 부활절을 맞아 예수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인 것처럼 욕망과 다툼, 갈등으로 분열된 현재의 모습을 반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교회는 71개 교단이 연합해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부활, 회복의 은혜! 새 역사 창조!’를 주제로 서울 광림교회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올해가 한국 기독교 140주년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1885년 우리나라에 처음 복음을 전한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후손들을 초청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 정치적 갈등과 혼란한 사회의 안정을 바라는 국민 대통합을 위한 성명도 발표한다.
부활은 새로운 시작이자 희망이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에 이르기까지 지난 4개월간 우리나라는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 간극을 메우고 화합하고 치유하는 일이 시급하다. 국론 분열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일부 교회가 정치권에 편승해 광장의 분노와 갈등을 증폭시킨 것은 뼈아픈 일이다. 이제라도 자성하고 평화의 왕, 화해의 중재자로 오신 예수를 본받아 사회통합과 공동체 회복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예수는 병든 자를 고치고 가난한 자와 고아, 과부, 이방인들의 친구가 되셨다. 예수의 섬김과 사랑, 용서, 희생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 주위에는 산불 피해 등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이 있는가 하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절망하는 이들도 있다. 지구촌 곳곳에선 전쟁과 테러, 지진 등으로 수많은 난민이 생사를 오가며 고통당하고 있다. 이들을 보듬고 돌보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부활하신 예수는 “너희는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행 1:8)고 하신 뒤 하늘로 올라가셨다. 담대히 천국 복음을 전하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지상명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