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 외치며 시작한 3파전

입력 2025-04-16 18:56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 박범계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 박찬대 당대표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왼쪽부터)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서약문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3파전’으로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21대 대선 경선 열차가 16일 공명선거 실천 협약식과 함께 출발했다. 이재명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는 한자리에 모여 ‘공정한 경쟁과 결과에 대한 승복’을 약속했다.

협약식은 경선룰을 둘러싼 신경전 이후 세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한 자리였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후보가 누가 되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경선이 배제의 과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역량을 더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저 자신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승리했고 분열했을 때 패배했다”며 “경선 후에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자기 선거처럼 대선을 치르는 민주 정당의 문화와 관행을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또 통 크게 단합해서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응했다.

세 사람이 경선 초반부터 단합을 강조한 건 후보 간 경쟁이 과열돼 내부 분열로 비화되거나 후보들 흠결만 부각돼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은 막자는 취지다. 박범계 중앙당선관위원장은 “상대 후보의 흠결을 들춰내기보다는 본인의 역량과 정책의 강점을 잘 알리는 데 힘써줄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세 후보는 이어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도 나란히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세 후보들의 시선은 이날부터 나흘간 당원 온라인 투표가 진행되는 충청을 향했다. 첫 경쟁지인 충청의 결과는 ‘1강 2약’인 현 구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민심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이 전 대표는 17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현장간담회를 진행한다. 미래 먹거리이자 안보 수단인 ‘K방산’에 대한 지원·육성책을 언급할 계획이다.

김 전 지사도 주말 순회 경선 전 충청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날 경제정책을 발표하며 “AI(인공지능) 주권 확보와 산업 전환에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규모의 민관 공동투자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곧바로 충청으로 이동해 1박2일 일정을 시작했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충청의 아들로서 지역 순회 경선을 충청에서 시작하는 것이 대단히 의미 있고 설렌다”며 “충청에서부터 변화의 돌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김승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