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에이스의 품격!… KBO리그 평정했다

입력 2025-04-17 01:11

프로야구 외국인 투수들이 ‘명품 투구’로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각 팀 마운드의 중심을 맡은 이들은 시즌 개막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야구계에 따르면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리그 개막과 동시에 빠르게 KBO에 적응을 마쳤다.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씩 소화하며 3승 무패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80(5위)이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6위) 0.92,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4위) 1.14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치리노스 강점은 낮은 코스 제구가 잘되고 빠른 볼, 체인지업, 커터를 주무기로 삼으며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1선발인 치리노스는 2선발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외국인 원투펀치로 LG 마운드의 핵심축을 형성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 호투하면서 KBO리그 역대 4번째 팀 노히트노런 경기를 이끌었다.

한화 이글스의 코디 폰세는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5경기 중 3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고, 3승으로 치리노스 등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점은 2.81(14위)로 다소 높지만, 탈삼진 43개로 이 부문 1위다. 32이닝(2위)을 소화하면서 ‘이닝 이터’(inning eater)로서의 면모도 보인다. 강속구에 커브와 슬라이더 등을 곁들인 정교한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며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폰세는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경기 중 기합을 불어넣는 것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국내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화합을 이끌고 있다. 지난 15일 탈삼진 12개를 올린 폰세는 “내 목표는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리그 한 경기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을 보유한 동료를 치켜세웠다.

KIA 타이거즈의 제임스 네일은 극강의 제구와 구위를 앞세워 KBO리그를 장악하고 나섰다. 2년 차 외인으로 팀의 1선발을 맡은 그는 5경기 31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29(1위)에 불과하다. WHIP 0.81과 WAR 1.76으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선의 도움을 못 받아 2승에 머물고 있으나 패전 없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준다. 지난해보다 정교해진 스위퍼와 투심 패스트볼이 효과를 보며 한층 진화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