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버드大에 ‘면세 박탈’ 위협… 오바마 “학문의 자유 억압” 강력 비난

입력 2025-04-16 18: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양성 정책 폐지 등의 요구를 거부한 하버드대에 대해 면세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면세 지위는 전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따른 행동에 달렸다는 점을 (하버드대는) 기억하라”면서 “만약 하버드대가 계속 정치적이고 이념적이며 테러리스트의 영감을 받거나 (테러리스트가) 지지하는 ‘질병’을 추진한다면 면세 지위를 잃고 정치단체로 세금이 매겨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하버드대가 정부의 교내 정책 변경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하자 22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6000만 달러 규모의 연구 계약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가 보조금 중단에 이어 면세 박탈까지 위협하자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법적 억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엑스에서 “하버드는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불법적이고 거친 시도를 거부하는 동시에 모든 학생이 지적 탐구, 치열한 토론, 상호 존중의 환경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다른 고등교육기관의 모범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른 대학들도 이런 행보를 따르기를 희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경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 앨런 가버(사진) 하버드대 총장에게도 이목이 쏠린다. 유대인인 그는 2023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하버드대 성명에서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평생 학자로 신중한 성격의 가버 총장이 저항의 지도자가 되기에 타고난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그의 대응은 캠퍼스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