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사람이 리포트 쓰는 마지막 해”

입력 2025-04-17 00:53

국내 대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업무 자동화 AI툴로 일본과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문서 인식 능력과 소규모 언어 모델(SLM)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성훈(사진)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사람이 일일이 작성하는 ‘수제 리포트’의 시대는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심사·투자 결정·마케팅 보고서 등 다양한 업무를 AI가 수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스테이지는 기존 솔루션에 더해 오는 6월 정보 요약·질의응답·보고서 작성 등 문서 기반의 다양한 작업을 한 번에 실행하는 ‘비전언어모델(VLM)’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이 글로벌 빅테크와 나란히 설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공개한 솔라 프로 1.3는 국내 개발 모델 중 벤치마크(평가 지표) 성능이 가장 높다. 6월 공개 예정인 솔라 프로 1.5는 지난 14일 중간 점검 결과에서 업계 선두로 평가되는 알리바바 큐웬 2.5 72B 모델에 버금가는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서를 인식하고 컴퓨터 데이터로 옮겨주는 ‘도큐멘트 파싱’(DP)의 정확도와 속도는 구글 제미나이와 메타의 라마를 제치고 1위다.

업스테이지는 이날 세계시장 공략 계획도 발표했다. 문서 관련 시장 규모가 한국의 10배인 일본에 지난달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기업과 합작해 일본어 특화 SLM ‘신(syn)’을 개발하고 있다. 마츠시타 히로유키 일본 법인장은 “특히 종이 업무 방식이 여전히 지배적인 일본 보험업을 업스테이지의 솔루션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S&P500 지수에 포함돼있는 대형 보험사 3곳과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대형 헬스케어 업체와도 도입을 협의 중이다.

김 대표는 학습 데이터 확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리바바 등 중국 업체들이 무차별적으로 데이터를 끌어다 쓰고 있고 오픈AI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불공정한 경쟁 구도를 바꾸기 위해 정부에서 창작자 보상 방안 등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