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이 주간에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쓰러지는 이들을 기억합니다. 지난 2년, 전세사기로 피해를 당한 이들이 3만명을 넘었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 것만 여덟 분에 달합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만이 아닙니다. 집에서 쫓겨나고 대출금 상환에 시달리며 무너진 주거지에서 위험에 노출된 이들은 삶의 기반 자체를 잃었습니다.
주님, 이 아픔을 모른 척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 일이 내게도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시고 우리가 무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죄짓지 않게 하소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5월 말이면 종료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계약을 갱신한 이들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소 3년 이상 충분히 연장되도록 인도해 주소서.
피해를 당했음에도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습니다. 외국인, 일시적 1주택자, 세부 요건에서 탈락한 수많은 이웃이 있습니다. 소외된 이들이 제도 안으로 들어와 공정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소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돈과 부동산을 ‘세속의 문제’라 여기며 주거 불안이라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고난의 자리에 함께 서는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