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2강 실적 희비 교차… 경동나비엔 영업이익 고공행진

입력 2025-04-16 00:16 수정 2025-04-16 00:16

국내 보일러 업계 ‘쌍두마차’로 통했던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면서 경동나비엔의 1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업계 1위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469억원으로, 2위 귀뚜라미(3225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사업을 기준을 할 때 지난 5개년 기준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실적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 2020년 경동나비엔의 매출은 7463억원에서 지난해 1조2469억원으로 67% 증가한 반면 귀뚜라미는 2813억원에서 3225억원으로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보면 경동나비엔은 455억원에서 1493억원으로 228% 증가한 사이 귀뚜라미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귀뚜라미는 지난 2023년 2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4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적자를 키웠다. 2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귀뚜라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도 16억원에서 213억원으로 대폭 급증한 것은 영업 외 수익 덕분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충남 아산시 소재 보일러 공장 화재로 인한 보험금이 반영된 효과라는 것이다. 최근 감사보고서를 보면 귀뚜라미는 보험료 수익으로 338억원을 산입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경동나비엔은 북미 사업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수출 물동량 증가, 일부 이연된 매출 인식과 환율 효과 지속으로 지난 1분기 15% 내외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귀뚜라미는 경동나비엔과 비교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귀뚜라미는 해외 매출을 지난 2023년 435억원에서 지난해 557억원으로 끌어올렸지만, 이는 경동나비엔 해외 총매출의 6%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국내 보일러 업체 간 경쟁은 격화할 전망이다. 건설 경기와 보일러 시장 침체 상황에서 기술 유출 논란에 따른 소송 리스크 등 복잡한 현안이 많아서다. 둘은 보일러 열교환기 특허를 두고 법정 다툼 중이다. 귀뚜라미는 지난해 11월에 중소 부품사의 보일러 센서 기술 자료를 중국 업체에 넘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억5400만원과 시정 명령을 받고 검찰에 고발됐다. 앞서 2021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1500억원대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