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부채질’ 9월 수능 모평 8월로 앞당긴다

입력 2025-04-16 02:03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2024년 11월 14일 오전 인천 동구 동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수험생들은 두 차례 공식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은 상태에서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9월에 치르던 모의평가가 8월로 앞당겨지고, 수시 원서접수 시작 시점은 모의평가 성적표 배포 뒤로 미뤄진다.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기준점이 되는 모의평가 성적 데이터 분석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도록 입시 일정을 손본 것이다. 대입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조치여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컨설팅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는 15일 이런 내용의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따른 주요 변경 사항을 안내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모의평가와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 변경이다. 9월 초에 치러왔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모의평가를 8월 넷째주 혹은 다섯째주로 앞당긴다. 또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을 모의평가 성적이 통지된 이후인 9월 중순으로 미루기로 했다.

9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현행 대입 일정은 사교육 컨설팅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됐다(국민일보 2025년 1월 22일자 28면 참조).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은 11월 수능에 앞서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시행한다. 두 시험은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 난이도를 예상하고 출제 경향을 가늠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수능 연습’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시 원서 6장을 구성할 때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는 시험이어서 중요하다.

그간 6월 모의평가는 6월 초 시행돼 성적이 7월 초 나왔다. 9월 모의평가는 9월 초에 시행돼 10월 초에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었다. 수시 원서접수는 9월 초·중순 기간에 이뤄진다. 수험생들은 6월 모의평가 성적표는 있는데 9월 성적표는 없는 ‘반쪽 데이터’로 수시 지원을 해야 했다. 9월 모의평가 결과는 가채점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가채점은 수험생들이 맞힌 문항에 배정된 점수를 합산한 원점수다. 하지만 수능에선 원점수가 쓰이지 않고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를 활용한다. 수험생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교육 컨설팅이 개입한다. 이들은 축적된 데이터와 분석 노하우를 내세우며 수험생, 학부모를 현혹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 원서접수 시 모의평가 성적에 기반해 합리적 대입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의평가 성적통지 시점에 공공 대입 상담을 제공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와 평가원은 2028학년도 수능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예시문항을 평가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예시 문항은 2028학년도에 바뀐 시험 및 점수 체계를 반영해 개발됐다. 또 2028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당초 예정(내년 4월까지)보다 8개월 앞당겨 오는 8월 발표하기로 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