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재명 고리 중도·보수 연대’ 제3 지대 빅텐트론 부상하나

입력 2025-04-15 02:34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열린 청년 토크쇼에서 ‘청년은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제3지대 빅텐트론’이 부상하고 있다. ‘반(反)이재명’을 공통분모로 한 중도·보수 주자 연대론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 등이 잇달아 대선 불출마가 아닌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일각에서는 ‘좌우 합작’ 빅텐트에 대한 기대감도 표출되고 있다.

구(舊) 여권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양극단으로 치닫는 선거전이 되면서 유권자들이 핵폐기물과 청산가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모두 높은 만큼 제3지대를 진지하게 논의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야권 인사는 “국민 3명 중 1명은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의견 유보’로 답하고 있다”며 “제3지대론에 불이 붙을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제3지대론은 각 진영에서 중도 확장성이 있는 주자들의 연쇄 이탈 현상과 맞물려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배제한 민주당 경선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김 전 총리도 지난 9일 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경선 흐름이 나타나면서 ‘경선 보이콧’을 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경선 불참을 선언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시민들과 함께 부끄럽지 않은 보수의 재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나 제3지대 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하면 무너진 보수를 제대로 재건할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깊이 생각해서 결심이 서면 국민들께 말씀드리겠다. 백지상태에서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의 벽이 높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각 진영 주자들이 이탈해 연대하기에 정치적 상황이 성숙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촉박한 만큼 서둘러 공통의 정치 노선을 정해야 하는데 이를 이끌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반명(反明) 주자들의 정치적 공간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