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새로운 기업이미지(CI)에 맞춰 선보인 신규 기내식이 주목받고 있다. 15년 만에 대대적인 기내식 개편에 나선 대한항공은 파인다이닝 스타 셰프와 손잡고 기내식을 한층 고급화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레스토랑 ‘세스타(Cesta)’의 김세경 오너 셰프와 협업해 만든 신규 기내식을 공개했다. 2년여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만든 기내식 메뉴는 코스의 처음과 끝을 강조하고, 한국식 식재료를 다수 활용한 메뉴를 포함시켰다.
일등석 기내식에는 ‘어뮤즈 부쉬’를 새롭게 도입했다.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어뮤즈 부쉬는 코스를 제공하기 전 승객을 환영하는 역할을 한다. 기내식의 시작을 강조하기 위한 메뉴인 셈이다. 주요리는 안심, 생선 등 전통적인 메뉴 외에 양갈비, 송아지 안심, 오리 가슴살 등 새로운 재료를 시도했다. 문어영양밥, 차돌박이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 신규 한식 메뉴도 추가했다.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추세를 반영해 한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도입했다.
일반석은 대한항공의 대표 기내식인 비빔밥 종류를 늘리고, 한식과 양식 메뉴를 다양화해 승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연어비빔밥, 낙지제육덮밥, 로제 파스타 등이 새로 추가된 메뉴들이다. 또 기내식의 모든 메뉴를 제철 음식 위주로 구성하기로 했다. 여름엔 열무비빔밥, 가을엔 버섯덮밥 등이 프레스티지석 특선 메뉴로 제공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내부라는 특수 환경에서 지상에서 먹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보다 낮은 기압과 습도가 미각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수차례 테스트 비행을 통해 맛과 품질을 보완했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실습교육 등도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을 담아내는 식기 등도 바꿨다. 일등석 식기는 1863년 ‘도자기의 도시’로 불리는 프랑스 리모주에서 시작된 브랜드 ‘베르나르도’ 제품을 선정했다. 미쉐린 가이드 2·3스타 레스토랑에서 주로 사용된다. 프레스티지석은 이탈리아 브랜드 ‘아르마니 카사’와 협업했다.
기내식을 기획한 김세경 셰프는 “많은 분이 고급 요리를 즐기게 되고 미식가화 돼 이런 음식들을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게끔 준비했다”며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처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