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에 연타석포… MLB 흔드는 ‘바람의 손자’

입력 2025-04-15 01:1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4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린 후 홈에 들어오면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초반 활화산 타격을 선보이며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뒤흔들고 있다. 기대했던 공·수·주 능력에 홈런을 포함한 장타력까지 폭발하면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정후의 정교한 타격 비법은 하나의 분석 대상이 됐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2025 MLB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곁들여 4타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팀의 5대 4 승리를 이끌었다. 현지 중계방송 해설진은 “마치 베이브 루스를 보는 것 같다”며 열광했다. 미 NBC 스포츠는 “이정후가 기대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의 만능선수”라며 “혼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극찬했다.

이정후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인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에도 선정됐다. 그는 양키스와의 이번 3연전에서 4안타 3홈런 7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교타자인 이정후의 홈런 생산은 빅리그 수준의 패스트볼에 적응을 마쳤다는 걸 시사한다. 이정후는 “중요한 건 팀이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는 것”이라며 “춥고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정신력에 더 신경을 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후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타율 0.352(리그 5위), 출루율 0.426(10위), 장타율 0.704(2위) 등을 기록하며 타격 주요 지표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1.130으로 2위다. 현재 OPS 1위는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양키스의 거포 애런 저지(1.228)다.

2루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8개를 때려내고 있다. 정확한 타격에 빠른 발, 순간적인 판단력까지 더해진 결과물이다.

현지 언론도 이정후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ESPN은 최근 이정후가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오를 거라는 전망과 함께 지난 3년간 타율 1위였던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놨다. 매체는 “이정후는 아라에스보다 빠르고 출루 능력도 좋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 상대는 수비하기가 까다롭다”고 전했다.

상대 투수의 유형이나 볼 카운트, 주자 상황 등을 가리지 않는 정확한 콘택트 능력 또한 주목을 받는다. 야후 스포츠는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통할 타격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부상이 없었다면 지난해 그의 타격 기술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계속 활약을 이어간다면 올해 올스타로 뽑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