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순 신임총장의 비전 “나를, 세상을 살리는 치유”

입력 2025-04-15 03:03

“치유상담대학원대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헌신하겠습니다.”

치유상담대학원대 제4대 총장에 취임한 고영순(63·사진) 교수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닌 ‘해내겠다’는 목표 의식으로 총장 본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총장 취임식 후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강용규 목사)에서 만난 고 총장은 진리와 신학의 의미를 찾기 위해 분투했던 시간을 회고했다.

고 총장이 신학에 발을 들이게 된 배경에는 1973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렸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 집회가 있었다. 그는 “집회로 인해 내면의 변화를 느꼈다”며 “진리를 찾기 위해 신학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막연히 공부한 탓인지 마음은 오히려 어두워졌다”면서 “또 ‘길 진리 생명’이라는 개념을 외웠지만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고 총장을 도왔던 건 상담과 심리 치료였다. 그는 “치유는 단순히 개인의 회복을 넘어 전인적이고 총체적인 변화임을 깨달았다”며 “학생들과 함께 마음의 길을 찾아가면서 길을 잃었던 자신과 화해할 수 있었고 어릴 적부터 품었던 열등감과 자의식이 사라지고 나니 비로소 마음의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나를 살리고 사람을 살린다’는 치유상담대학원대 비전을 다시금 기억한 고 총장은 “치유의 본질은 단순히 개인의 회복이 아니라 공동체와 세상을 변혁하는 데 있는데, 나 또한 이러한 비전을 떠안고 총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내담자의 아픔을 어떻게 어루만질지, 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하며 가르칠지, 치유의 본질을 세상에 어떻게 전달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정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신대 신학과에서 신학을 시작한 고 총장은 이 대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시카고신학교에서 목회상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치유상담대학원대 전신인 크리스찬치유상담연구원 설립 때부터 재직했다. 살림동산학원 이사장이자 1~2대 총장을 지낸 정태기 교수와 함께 치유상담 교육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한국 정치와 사회, 교회, 통일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우리 학교는 설립 이후 수십 년간 가정을 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4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고 총장은 강한 지도력과 포용성을 지니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길 축복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