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중국을 위한 ‘월드컵 64개국 출전’

입력 2025-04-15 00:40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할까.’ 스포츠계 최대 미스터리다. 정확히는 남자 축구다. 21세기만 살펴보자. 월드컵의 경우 아시아 국가 한국과 일본이 개최한 2002 한·일월드컵만 운 좋게 출전했을 뿐 이후 5개 대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일월드컵은 중국의 유일한 월드컵 경험 사례다. 올림픽에서도 총 6차례 중 5차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단 한 번의 예외가 2008 베이징올림픽이다. 어부지리와 자동출전 아니면 세계 무대에 명함을 못 내민다.

14억 인구에서 1억명 단위로 축구 잘하는 선수 1명씩 뽑아도 훌륭한 주전팀을 만들고도 남는다. 게다가 중국은 올림픽 등 엘리트 스포츠에서는 미국과 맞먹는 최강국이다. 스포츠 저변이 넓고 환경도 좋아 수영, 육상 등 동양인 열세 종목에서도 최고 자리에 차례로 오르고 있다. 그래서 축구의 부진은 이해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중국 축구계의 고질적 부패, 한 자녀 정책에 따른 협동심 부족, 선수 양성 시스템 허술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왜 알고도 못 고치느냐에 대한 답은 없다.

반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중국 기업들이 지불한 스폰서 대금은 14억 달러(약 2조원). 2회 연속 1위였다. 경기장 광고판부터 버스 등 설비 지원까지 중국 손길이 안 미친 데가 없다. 물주 부진에 가장 속타는 곳이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이다. 중국만 출전하면 광고 수입이 폭증할 터. 결국 월드컵 출전팀을 2026 북중미월드컵부터 32개팀에서 48개팀으로 늘리기로 했다.

판을 깔아줘도 ‘중국은 중국’이다.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중국은 C조 6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조 1~2위가 월드컵 직행, 3~4위는 플레이오프 진출인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피파는 또다시 통 큰 결단을 고려 중이다. 월드컵 100주년인 2030 월드컵에 출전국을 64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아시아만 최대 13개국이 참가할 수 있다. 중국은 “출전 확률이 90%”라고 환호하지만 많은 이들은 “글쎄”라며 반신반의한다. 피파의 애잔한 러브콜은 과연 결실을 맺게 될까.

고세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