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저는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이자 부산교육대 특수교육학과 강사직을 그만두고 2002년 선교사로 인도에 파송됐습니다. 교사였던 아내와 함께 선교사 자녀학교에서 선교사 자녀를 가르치며 그들을 글로벌 리더로 양육하는 꿈을 품었습니다.
인도에서는 10년간 장애 어린이 교육과 어린이 사역자 훈련학교를 운영하며 지도자를 양성했고 3년간 선교사 훈련국장으로 섬겼습니다. 또한 하노이 사범대 특수교육학과의 문을 열어 주셔서 교수·대학생·특수교사들에게 한국의 특수교육을 소개하며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특수교육센터와 협력해 베트남의 장애 학생들을 교육할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선교사가 되면서 자녀들이 겪을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교사였던 저희 부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우리 자녀들에게는 신앙 교육뿐만 아니라 생활과 기본적인 일상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부족함을 아시고 자녀들을 당신의 방법대로 인도하셨습니다. 우리 자녀들은 헤브론 선교사 자녀학교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헌신된 교사 선교사들을 만나며 꿈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7월부터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그레이스 인터내셔널 스쿨(GIS)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GIS에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후원을 받아 무보수로 섬기는 100여명 이상의 교사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600여명의 선교사 자녀들이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음세대의 리더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GIS 설립자인 진 폴츠 선교사는 많은 선교사가 자녀 교육 문제로 인해 선교지를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했습니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많은 선교사 가정의 경우 선교지의 학교에서 입학을 거부당하거나 입학하더라도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모들 역시 자녀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일부는 결국 사역을 중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GIS에서 저는 선교사들의 장애 자녀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장애 아동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은 그들도 모든 그리스도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우리 장애 학생들은 오랜 시간 하나의 목표를 두고 교육받아도 행동이나 언어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으며 그 변화의 폭도 매우 미미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발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중요한 시작점임을 깨닫게 됩니다.
장애 학생들의 성장을 꾸준히 지켜보며 작은 변화에도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 교사가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또한 모든 교사가 선교사 자녀들을 다음세대의 글로벌 리더로 양육할 수 있도록 굳건한 믿음을 갖게 하시고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치앙마이(태국)=글·사진 김삼성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