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기업 희비… 정유업계 ‘숨통’, 조선·車 ‘울상’

입력 2025-04-14 02:01
사진=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국내 수출입 기업 간 희비가 엇갈렸다. 한때 15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이틀 만에 고점 대비 60원 이상 떨어지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반색한 반면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1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9.005까지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3년 7월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와 비교하면 9% 이상 급락했다. 이날 달러인덱스 종가는 100.10으로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수입을 많이 하는 제조업체들은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숨통이 트였다.

특히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정유업계는 수입 비용 부담이 줄어들며 고유가로 인한 수익성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게 됐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격화한 지난 9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58.404까지 떨어졌다.

수출 기업은 최근 널뛰기하는 환율 탓에 환리스크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 입장에선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 수익성이 악화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국내 조선업계의 전체 수주 물량 중 96.3%가 수출분이었다. 특히 선박은 계약 후 대금의 상당 부분을 인도 시점에 받는 구조여서 환율 하락 시 환차손이 불가피하다. 국내 생산 물량의 67%를 수출하는 자동차 산업도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이 줄게 된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점점 커지자 제조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같은 환율 급락기에는 해외 원자재 구매를 늘리거나 수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식으로 임기응변하고 있다”며 “국내 판매와 수출의 균형을 맞추는 등 환리스크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