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실종된 지 48시간을 넘긴 가운데 추가 붕괴 우려로 일시 중단됐던 수색작업이 하루 만에 재개됐다.
임광식 광명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13일 오후 2시10분을 기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전날 내린 강우로 토사 붕괴 우려가 있어 구조작업이 중단됐으나 토목·지질 전문가가 참여한 상황판단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색작업 재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임 과장은 사고 현장에 위험 요소가 워낙 많아 붕괴한 지하터널 하부로의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반 침하가 지속해 일어나는지에 관해서는 “어제는 강수로 인해 크랙이 심하게 상부 쪽에 생긴 것을 확인했다”며 “전문가 의견으로는 계속 침하가 있는데, 관측기를 가지고 지속해서 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조명차 4대를 동원해 야간에도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13분쯤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 19명 중 2명이 각각 고립·실종됐다. 다행히 실종됐던 굴착기 기사 20대 A씨는 13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남은 실종자 1명은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B씨로 지하 35~40m 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위치와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붕괴 사고는 인재 가능성이 있다. 기둥(버팀목)이 처음에 이상징후가 감지됐을 당시 단순 균열이 아닌 파손 상태로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 시행사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의 최초 상황보고서에는 ‘4월 10일 오후 9시50분 투아치(2arch) 터널 중앙 기둥 파손’이라는 내용이 기재됐다. 보고서에 첨부된 공사장 내부 사진에는 아치형 구조의 터널 중앙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여러 개가 손상된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담겼다.
당초 중앙 기둥은 균열이 간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현장 공사 관계자들이 이상징후를 알아차린 당시 이미 붕괴 위험이 큰 상태여서 더욱 빠른 대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들은 기둥 파손을 인지한 뒤 근로자 17명을 모두 대피시키고 작업을 중단했으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광명시에는 자정쯤 돼서야 신고했다. 이후 현장에서는 11일 오전 7시부터 보강 공사 및 안전진단 작업이 진행됐고, 작업 도중인 같은 날 오후 3시13분쯤 지하터널과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져 내렸다. 처음 기둥에 이상이 감지된 시점부터 약 17시간 만이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 대피령은 전날 해제됐다. 다만 사고 현장과 5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초등학교는 14일과 15일 휴업을 결정했다.
광명=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