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의 프로농구 현역 최고령 스타 함지훈(울산 현대모비스)이 투혼을 발휘해 팀의 봄 농구 첫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세 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현대모비스는 90%가 넘는 4강 진출 확률을 붙잡는 데 성공하며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함지훈은 1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과의 2024-2025 프로농구 KBL 6강 PO(5전3승제) 1차전에서 17점 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20점)과 게이지 프림(19점), 이우석(12점)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가운데 ‘맏형’ 함지훈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더해지면서 87대 84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역대 6강 PO 1차전 승리 팀의 4강행 확률은 92.6%(54회 중 50회)다.
챔피언결정전 최다 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현대모비스는 13시즌 연속 PO 무대를 밟고 있다. 최근에는 세대교체의 여파로 큰 경기가 열리는 봄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올랐지만 정관장과의 상대 전적은 2승 4패 열세였다. 역대 세 차례 PO 맞대결에서도 모두 졌다.
해결사는 PO의 사나이 함지훈이었다. 역대 최다 15번째 PO에 나선 그는 경기 내내 정관장의 외국인 선수 조니 브라이언트(31점)를 끈질기게 수비하는 집념을 보여줬다. 경기 종료 18초를 남기고 1점 차로 앞선 접전 상황에선 천금 같은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다. 시간에 쫓긴 정관장은 반칙 작전을 펼쳤으나, 박무빈이 자유투 2구를 모두 넣어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함지훈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힘든 경기였지만 마지막에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키다 보니 승리가 따라왔다. 2차전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5위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전날 4위 수원 KT와의 6강 PO 1차전에서 67대 64로 이겼다. 경기 막판까지 접전이 전개됐지만 강혁 감독이 내세운 가스공사 가드진의 강력한 압박수비가 빛을 발했다. 정성우는 친정팀 KT의 에이스 허훈을 전담 수비하면서도 양 팀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