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사회 통합·공동체 회복의 중심 돼야”

입력 2025-04-14 03:08
국명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교회 목양실에서 화합과 공동선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성경적 가치 위에 선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의 공존을 제안했다. 교회가 기도와 중보로 갈라진 공동체의 회복을 이끌자고 강조했다.

국명호(60) 여의도침례교회 목사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교회 목양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은 분열이 아닌 국가를 생각할 때”라며 “교회가 사회 통합과 공동체 회복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치적 이념을 뛰어넘은 성도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교회가 대화의 장을 열고 화해를 실천하는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 목사는 현재 한국사회의 첨예한 갈등 상황에 대해 “보수 진영 내에서 무조건적인 고집을 보이는 수구 세력과 진보 진영에 존재하는 종북 세력이 양극단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며 “각 진영은 스스로 극단적 요소를 걸러내고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 목사는 교회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도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나눴다. 그는 “정치적 성향보다 먼저 성도라는 공통된 정체성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성경적 가치관에 기초한 건강한 보수와 진보의 관점을 형성한다면 서로 다른 입장 간에도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는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용서와 화해를 실천함으로써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한다”며 “나아가 기도와 중보의 사역을 통해 대화와 상호 이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 목사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 화해와 중재의 사례들을 언급하며 현시점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전했다. 그는 “창세기 33장에서 야곱이 형 에서와의 과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겸손한 태도로 접근하고 화해를 구했다”면서 “오랜 시간 쌓인 상처와 분노도 진정한 화해의 노력으로 치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창세기 26장에서 이삭은 블레셋 목자들과 우물 문제로 갈등했지만 대립하기보다 새로운 우물을 파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선택했다.

국 목사는 성경의 사례들을 열거하며 “갈등 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법과 제도적 결정을 존중하되 그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화해가 진실과 정의를 바탕으로 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공동체의 장기적 화합과 발전을 위해 때로는 개인이나 집단의 단기적 이익을 양보할 수 있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디모데전서 2장 2절을 두고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국 목사는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는 게 아닌 사회 전체의 화합과 공동선을 위한 기도여야 한다”며 “공동체 전체의 복지와 화합을 증진할 수 있는 가치관을 지닌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성도들을 교육하고 격려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 목사는 “분열은 망하는 길”이라며 “지금은 개인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 국가를 생각할 때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