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작사와 영화인들이 만든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영어제목 ‘더 킹 오브 킹스’·사진)가 북미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에서 내놓은 신작 ‘아마추어’, ‘드롭’ 등을 제친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전날 북미 3200개 극장에서 개봉한 ‘예수의 생애’는 하루 만에 701만275달러(약 100억원)의 티켓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했다.
‘예수의 생애’는 한국의 모팩 스튜디오가 만든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이다. 장성호 모팩 대표가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고 김우형 촬영감독이 함께 제작했다. 영화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어린 자녀들을 위해 집필한 ‘우리 주님의 생애’를 각색한 것으로, 북미를 비롯한 서구권에 친숙한 이야기를 담았다. 더빙은 할리우드 스타들인 오스카 아이작, 피어스 브로스넌, 케니스 브레너, 우마 서먼, 마크 해밀 등이 맡았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예수의 생애’ 돌풍을 ‘이변’이라 평가하며, 이 영화의 첫 주 수입을 약 1800만 달러(약 257억원)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부활절인 오는 20일을 앞두고 ‘예수의 생애’가 더 흥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할리우드 매체들은 ‘예수의 생애’의 북미 배급을 맡은 에인절 스튜디오에도 주목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소형 독립 배급사로 분류되는 에인절 스튜디오는 2023년 아동 인신매매를 다룬 저예산 영화 ‘사운드 오브 프리덤’도 흥행시킨 바 있다. 이 영화는 당시 ‘페이 잇 포워드’(릴레이 티켓)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에인절 스튜디오는 ‘예수의 생애’에도 이와 비슷하게 ‘키즈 고 프리’(어른 1명이 티켓을 구매하면 어린이 1명 무료) 이벤트를 벌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