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예수님의 ‘예’자도 모르는 사람이 99%입니다. ‘유일한 신’인 하나님의 말씀이 널리 선포되는 날이 오길 오늘도 기도합니다.” 최근 일본에서 만난 미야자키 사토시(42) 소아이그리스도교회 목사의 목회 비전이다.
미야자키 목사는 일본에서 드물게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일반 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소명을 따라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총신대 신대원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서울 은현교회(최은성 목사)에서 7년간 전도사·강도사로 사역했다.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일본으로 돌아가 9년째 현지 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의 기도를 강조하는 신앙이 목회에 큰 도움이자 기반이 됐다”며 “일본에서 목회를 하다 보면 이성적으로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에서 배운) ‘먼저 기도, 그래도 기도’ 문화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아이그리스도교회는 나고야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떨어진 미에현 욧카이치에 있다. 매주 60~70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데 일본에서는 성도 300명이 모이면 대형 교회로 부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일본은 기독교인 비율이 전체 국민의 0.4%(2022년 기준)에 불과해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이 가운데 정기적으로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절반인 0.2%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예배가 확산하면서 교회 출석률이 감소한 탓이다.
목회자 수급도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목회자가 없는 ‘무목(無牧) 교회’가 1000여개에 달하고 목회자의 평균 연령은 60~70세라 많은 교회가 젊은 후임자를 찾지 못하는 것이 일본 교회의 현주소다.
미야자키 목사는 “일본의 민족종교인 ‘신도’는 다신교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독교의 유일신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대다수”라며 “우리 교회의 경우 성도가 세례를 받기까지 3~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미야자키 목사는 우상으로 가득한 일본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길을 선택했다. 소아이그리스도교회는 지역주민들이 교회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가스펠송에 맞춰 훌라춤을 추는 문화교실을 비롯해 영어교실과 탁구교실 등 다양한 접촉점을 마련했다. 지난해엔 훌라교실 멤버와 대만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에 비해 일본의 선교환경이 덜 열악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선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육체적 고생은 덜할지 몰라도 강도 높은 영적 전쟁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목사는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일본 목회자와 선교사는 매 순간 영적 공격에 시달린다”며 “한시라도 기도를 쉬지 않으면 영적으로 침체하기 쉽다. 일본을 위해 기도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욧카이치(일본)=글·사진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