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패션·뷰티 산업에 주목하면서 자체 브랜드(PB) 상품까지 출시했다. 쇼핑 채널로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업계 최초로 PB 패션 상품을 선보였다고 13일 밝혔다. 첫선을 보이는 상품은 ‘세븐셀렉트 티셔츠’ 2종이다. 호불호 없이 착용할 수 있는 데일리 패션 아이템이다. 대중성을 고려해 단순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킬링 포인트로 패션·뷰티를 선정해 경쟁사보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은 패션 카테고리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동대문던던점’을 패션·뷰티 특화점포로 꾸미고 스트릿웨어 브랜드 ‘뭉’(MWOONG), 양말 전문 브랜드 ‘삭스탑’과 손잡고 티셔츠와 패션 양말 등을 판매한 데 이어 차세대 가맹모델 ‘뉴웨이브오리진점’에서도 패션 상품을 팔았다.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모습은 편의점업계 전반에서 관찰된다. GS25는 지난달부터 무신사와 협업해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티셔츠나 양말 등 기본 아이템은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사려는 수요가 많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달 2일부터 14일까지 무신사 의류가 입고된 3000개 매장 의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GS25는 지난 9일부터 무신사 메이크업 브랜드 ‘위찌(WHIZZY)’의 색조 화장품 테스트 판매도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편의점 패션이 유행하는 모습이다. 일본에선 ‘콘비니 패션’으로 불리는 편의점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회사를 상징하는 색상인 초록색과 파란색의 줄무늬가 들어간 양말을 팔아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 국민배우인 기무라 타쿠야가 즐겨 신어 유명세를 탔다. 패밀리마트의 양말 카테고리 판매량은 지난해 5월 2000만 켤레를 돌파했다. 로손 편의점은 무인양품과 협업해 전국적으로 의류 제품을 팔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협소한 편의점 공간 특성상 의류 상품을 배치하면 다른 제품군을 빼야 하므로 수익성이 어느 정도로 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의류 상품의 편의점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패션·뷰티는 유통기업들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도 예외는 아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의류 카테고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