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경제성장’ ‘생명중시’ ‘국익우선 외교’ 3대 목표를 내걸고 자신의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곧바로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까지 마치며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 올린 영상을 통해 출마의 변을 밝혔다. 11분37초 분량의 영상에서 그는 “진짜 대한민국은 국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사회 혼란을 수습하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준비된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현재의 극심한 사회 분열의 원인을 ‘경제 양극화’에서 찾았다. 3대 목표 중 첫 번째로 경제성장을 꺼낸 이유다. 그는 “우리 경제는 여러 면에서 사면초가 같은 상태”라며 “민간 영역만으론 제대로 유지·발전되기 어려운데, 정부는 지난 3년간 경제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연구·개발 투자로 살아날 수 있다”며 실용주의 노선과 신속한 정책 추진 능력을 강조했다. ‘성장과 회복’ 구현을 위해 국가 주도의 전략적 투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집권 시 목표로 ‘생명 중시’도 제시했다. 그는 “재난이나 사회적 위기 때 피해를 보는 것은 힘겹고, 못살고, 어려운 사람 순”이라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외교 분야 목표로는 국익 우선 원칙을 내걸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도 중요하지만 국익이 가장 먼저라는 취지다.
그는 영상 출사표를 통해 ‘K이니셔티브’ 비전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한류’와 탄핵 찬성 집회를 거론하며 “이런 걸 ‘K이니셔티브’라고 통칭하고 싶다. 규모는 작지만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하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영상은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문구로 마무리됐다.
이 전 대표는 출마 방식과 메시지에서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중도층 겨냥 기조도 그대로 유지했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일제히 ‘반(反)이재명’의 네거티브 전략을 내세운 가운데 ‘대한민국’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톡톡 쏘는 정치적 언어가 아니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점들이 좋았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2017년 대선 때는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기도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코로나19 시국이던 2022년 대선 당시는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을 강조하며 비대면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